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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수뇌회담에서 '한국 운전자(중재자, 균형자)'에게 "너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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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수뇌회담에서  '한국 운전자(중재자, 균형자)'에게 "너 내려" 



5월 26일(土)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회동이 이뤄졌다.  사전조율이 없었던 '붓쯔케혼방(ぶっつけ本番=사전 준비나 예고 없이 일단 부딪쳐 놓고 보는 일)' 이었다.

회담이란 사전조율을 해 놓아도 끝날 때 도장을 찍을까 말까 장담할 수 없는 것일지언대, 이 느닷없는 '붓쯔케혼방(ぶっつけ本番)' 회담으로 과연 양 수뇌는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양 수뇌는 보여주기 위해 만났다.  단지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으니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리 없었다. 5월 27일(日) 오전 10시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에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김정은도 트럼프로부터 미북수뇌회담 취소 서간(書簡)을 받고 '똥줄'이 탔고, 문재인 대통령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래서 둘이 저리 '허겁지겁' 만나는 연출을 보여준 것이다. 


김정은은 상투수단으로 미국을 흔들어 보려 했으나 오히려 트럼프가 한 발을 빼니까 당황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더 당황했다.

트럼프도 약점이 있었고 그리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었으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대선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 북한이 트럼프의 약점을 파고 들며 '무리한' 요구와 무례한 언동을 하자 그를 틈타 트럼프는 발을  빼버렸다. 트럼프는  김정은보다는 아직까지는 자기가 더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북미수뇌회담을 틀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하루 만에,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미북수뇌회담이 예정대로 또는 그 후 좀 늦춰진 시기에 열릴 수도 있다는 트윗을 날려, 미북회담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고 해석되는 메시지를 띄웠다, (트럼프가  하루 만에  이런 변화를 보인 데는 트럼프의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물론 북한을 봐주는 것은 아니고 순전히 트럼프 정권을 위한 전략이다. 이 트럼프의 의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밝힌다.)  


 

이야기를 다시 앞으로 돌리자면, 트럼프가 5월 24일 미북수뇌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은, 미북협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한국 문재인 정권에 대해 "정신 차리라"고 한 트럼프정권의 경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트럼프의 심사도 작용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3일(현지시간 5월 22일) 한미수뇌회담을 열면서 트럼프에게 한 이야기는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석될 수 있다. -- "우리가 운전자 석에 앉아 여기까지 프로세스를 끌고 왔으니 CVID니 뭐니 하는 북한핵포기 방식을 밀어붙여 북한을 너무 압박마시오. 북한을 협박하지 마시오. 지금까지 우리(한국)가 공들인 이 판을 깨지 마시고・・・ 미국이 깽판을 놓으시면 안 돼요." 


트럼프는 기가 찼는지도 모른다. -- "아니, 이놈들 뭐하는 놈들여? 우리(미국)와 동맹국이라 하는 주제에 우리 편을 안 들고 북한 편을 들어?" 트럼프가 문재인 대통령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즉각 반응을 보였다. -- "
미북수뇌회담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설(言説)은 뻔한 내용이니 안 들어도 된다. 통역하지 마라."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음에도, 더욱 심각한 일은, 청와대 참모진이나 한국언론이 이 워싱턴의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 팽배해 있는 그런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고, 미북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도로(徒労: 원점으로 돌아감)'가 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진 자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한심했다. 한국기자들은 아무것도 못 읽어냈다. 


결국 
트럼프는 5월 24일 미북수뇌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 미북회담취소에 대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 미북회담과 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중재자'이자 '운전자'인 한국은 아무런 정보도 못 얻고 통지를 받지도 못했다. 그럼 한국을 운전자로 친다 하더라도, 아무런 notice도 받지 못한 드라이버는 어디로 운전해야 하나?  


이 와중에서 청와대 특보 문정인 교수는, 미북수뇌회담 취소 발언이 전해진 직후 잠시 톤을 다운시키는 듯 하다가,  5월 26일 남북수뇌회담이 열리는 타이밍에서 다시 톤을 높이며 한국의 운전자론・균형자론를 계속   

주창하는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러나 미북수뇌회담과 한반도 정세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특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 요컨대 양문(両文)과는 관계 없이 동북아지역정세와 판도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정세를 이끌어간다는 한국 운전자론・균형자(balancer)론은 폐기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미국에 가서 트럼프의 불흥(不興)을 샀고, 그 후 동북아 구도가 더 헝크러진 것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미북수뇌회담을  6월 12일 또는 시기를 늦춰 열을 가능성이 다시  살아나고는 있다.  미국과 북한 양쪽이 다 회담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리고 양쪽이 급해진  것도  같다(이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설명). 그러나 한국 측은 이 미북회담장에  갈 수도 없고 기웃거릴 수도 없다. 미북이 다 하고 있고 양국이 '쇼당'을 치면 그만이다.  '코리아 패싱'의 우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북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일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회담 날짜가 잡히면 실무자들간의 (사전)협상이 끝난 것이라 간주되어 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이 점쳐지나, 이번 미북수뇌회담은  회담날자를 먼저 못박아 놓고 실무자들이 협상을  하는 역순(逆順)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회담이 성공할 지 여부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미국과 북한 중 어느 쪽이 얼마만큼 이익을 챙겨갈지 치열한 기(氣)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북한이 단계별로 몇년간에 걸쳐 조금씩 이익을 얻어가려고 한다면 미국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도 궁금하다.    


트럼프는 회담장에서 미국이 하자는 대로 북한이 따라오지 않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겠다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 북한이 과연 어떤 카드를 준비하여 내놓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미모노(見もの:볼거리)이다.


또한 확률은 낮지만 북한이 만약 CVID방식에 의한 핵포기(핵사찰, 핵무기 해외반출, 핵종사자들을 해외연구실로 이적시킴 등등)를 한다면, 미국은 어느 정도의 선에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해줄 수 있는 것인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의 의미와 범위, 그리고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의 의미와 범위는 상당히 다르다. 이 간극을 어찌 메울 수 있을지도 기몬(鬼門: 넘기 어려운 관문)이다. 


 
(벡크=記)




(기사 예고) ↓

■ (단기 전망) 과연 미-북 협상(또는 미-북 대립)의 향방은?

■ (중기 전망) 트럼프  정권 대(對)북한 전략 승리할 수 있을까? - 북한에 친미정권 수립 가능할까?

■ (중기 전망) 북한, 트럼프 압박과 공세 버틸 수 있을까? - 북한의 체제연장 전략의 정체는?  



@ 태그: 미북수뇌회담, 남북수뇌회담, 균형자, 중재자, 운전자, 우란 농축, 핵물질, 핵탄두 소량화, 대기권재진입 기술, 이행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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