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카페 (Book Cafe) ・Books Guide since 2018

'해리포터'와 '삼국지연의'의 저작권 문제

벡크 2021. 8. 27. 23:39
728x90
반응형

'해리포터'와 '삼국지연의'의 저작권 문제


'해리포터'(의 이야기)는 영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 등을 모아 정리한,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소설이었다는 비평이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저자로 되어 있는 조앤 롤링(Joanne K. Rowling, 1965.7. 31~)이 창의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조앤 롤링


민간(民間)에 전승되어 내려오는 것들을 다른이들이 모아 이미 책으로 엮어 봤으나 히트가 되진 않았다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가지고 조앤 롤링이 조금 각색을 하여 책을 냈더니, 이것이 아주 크게 히트하게 됐다는 것이지요.

운 좋게도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가 크게 히트하여 큰 돈을 벌었고, 요새는 영국 부자명단 100위권 안에도 들었다고 하지요?


조앤 롤링은 실지로 "'해리포터'의 내용은 내 창작물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소송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법원의 판결이 참 아이로니컬했습니다. ---- "조앤 롤링이 당신의 것을 베낀 건 맞다. 그러나 당신도 민간 전승물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으니, 당신의 저작권도 인정할 수가 없다. 전승물들이 네(당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히야, 조앤 롤링에게 소송을 건 사람도 좋다가 말았네요.

그러면 동양의 고전으로 정말로 여러 나라에서 많이도 읽혀져온 '삼국지연의(三国志演義)'는 어땠나요?


마찬가지였습니다. 진수(陳壽, 233~297)의 '삼국지(三国志)'를 갖고, 그것에 온갖 이야기꾼들이 살을 붙이고 제멋대로 해석하여 아주 멋들어진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그것이 후대로 전승되며 책으로 엮어진 것이 '삼국지연의'입니다.

진수의 '삼국지'는 건조해서 재미도 없었고, 그냥 기록만을 위한 기록 그 자체로서 내용도 별로 없었습니다. 각국(위-조조쪽, 촉-유비쪽, 오-손건쪽)에서 기록해 놓은 것을 그냥 성의 없이 옮겨다 놓은 수준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삼국지'에 온갖 설꾼-개꾼들이, 온갖 잡스러운 얘기들을 더하고, 어느 한 쪽(주로 유비 쪽)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뻥튀기를 하여,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했던 것입니다.

그런 뻥튀기가 되고 뻥구라가 들어가 전해졌던 것을, 14세기 원-명(元-明)기의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이 일단 모아 정리한 책이 '삼국(지)연의'였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17세기 청(清)나라 때 모종강(毛宗崗)이 거기에다 대대적인 각색을 하여 삐까번쩍하게 잘 다듬은 새 책을 내놓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삼국(지)연의'의 모본(毛本)입니다. 이 '모본(毛本)'이 오늘날까지 동양의 각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정본(定本, 正本)이라고 하는군요.


결론입니다. '해리포터'도 영국의 민간사회에 전해져 내려오던 이야기가 조앤 롤링에 의해 각색
된 것이었고, 오늘날까지 우리가 많이 읽어 왔던 '삼국지연의'도 중국에서 전승되어 오던 이야기가 모종강에 의해 아주 '머싰게' 각색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삼국지연의'는 동양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도 마치 필독서처럼 되어 있으니, 좀 씁쓸한 감(勘)이 있습니다. 이문열은 돈도 많이 벌었구요.


@

728x90
반응형